다짜고짜 제 손을 잡고 핥아버린 그의 탓에 머리가 멍해져버렸다. 내가 방금 뭐 실수했나. 그러지 않고서야 그가 이런 장난을 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미친놈이 지금 무슨…. “미쳤냐!” 포크를 내려놓은 현은 그의 팔뚝을 찰싹 때렸다. 맞으면서 실실 웃는 그의 얼굴을 보니 장난이 확실했다. 우리가 아직도 열여덟살인 것도 아닌데 이런 장난을 치면 저보고...
오늘은 출근하자마자부터 근처 회사에서 대량주문이 들어와 바쁘게 보냈다. 장마가 끝나고나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고, 그에 따라 아이스 음료 주문도 같이 늘어갔다. 작년에는 이렇게까지 바쁘진 않았는데 올해는 카페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는지 점점 손님이 늘었다. 사장으로써 좋아해야하는데, 이렇게 바쁘니 주문도 많이 밀리고 몸도 피곤해 알바생을 하나 구해야 할 ...
종례가 끝나자마자 교실에서 뛰어나온 현은 어수선한 복도에서 목을 쭉 빼고 둘러보았지만 제가 찾은 이가 없었다. 분명 우리 교실 앞에서 기다리라고 얘기했는데? 혹시나 싶어 그의 반으로 가자 빈 교실에서 혼자 자고있는 성열의 모습을 발견했다. 네가 그럼 그렇지. 중앙제어로 돌아가는 에어컨이 멈춰버린 탓에 더울텐데 뭐하러 여기 계속 있는지. 조용히 걸어가 그의 ...
"왜 이제 와! 맥주사러간 놈이 공장까지 갔다왔냐?" 기다리다 지쳐 막 잠들려던 경수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방 밖으로 뛰어나왔다. 아까운 시간을 버렸다는 죄목으로 목을 짤짤 털어버리려고 했지만 실행으로 옮기진 못했다. 어딘가 나사가 빠져 멍때리고 있는 그가 낯설어서였다. 신발도 벗지 않고 안으로 들어와 소파에 털썩 앉는 성열은 제가 알았던 시간...
대학 동기들과 술을 먹고 새벽 네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온 현은 짐도 내려놓지 않은 채 소파에 드러누웠다. 완전히 눕기엔 짧은 2인용 소파 밖으로 다리를 덜렁거리며 한숨을 내뱉자 술냄새가 가득했다. 지독한 술냄새. 지독한 김성열. 주머니 깊숙히 넣은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훑어보았다. 창의성도 없지. 하는 말이라고는 ‘밥 먹자’ 밖에 없었다. ...
->밥 먹었냐? 안 먹었으면 나랑 저녁 먹자. 메시지를 확인한 현은 입술 사이에 문 담배필터를 잘근잘근 씹으며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혹시라도 어제처럼 전화가 오면 또 속이 불편해질테니까. 그리고 이제 막 점심 지났는데 무슨 저녁. 등록된 번호는 아니지만 이 쌩뚱맞은 문자를 보낸게 누군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일주일 전, 연락한다는 그의 말을 의식한건...
아이스 모카라떼를 성열의 앞에 놔준 연주가 현의 앞에도 똑같은 잔을 내려놓았다. 상냥하고 싹싹한 연주를 보며 싱긋 웃은 성열은 여태까지 별말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던 현을 돌아보았다. 그는 제가 쳐다보는 줄도 모르고 스푼이 달린 스트로우로 생크림을 휘젓고 있었다. 크지 않은 목소리로 재잘거리며 열심히 말하는 연주의 모습에 미소를 지은 성열은 생크림이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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